헤일리 역시 치료가 성공하려면 시작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따라서 초기면담을 치료의 중요한 단계로 보고 많은 비중을 두었다. 그는 첫 면담을 고도로 구조화하여 사회적 단계, 문제 단계, 상호작용의 단계, 목표 설정의 단계로 나누었다. 가족은 처음 치료자에게 올 때 종종 불편해하는 방어적이다. 그러므로 헤일리는 초기면담에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는 사회적 단계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가족이 환영받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면, 치료자는 각 가족 성원이 어떻게 행동하며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대하여 관찰한다. 간략한 사회 단계를 거쳐 치료에 온 이유와 문제에 대하여 질문함으로써 문제 단계로 들어간다. 가능하면 가족 모두에게 각자의 견해를 묻는다. 이는 가족이 IP의 문제로만 생각하고 있는 문제를 가족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라는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모든 사람이 자신들의 견해를 모두 밝히면, 가족에게 서로에게서 나온 다양한 견해에 대하여 토론하도록 격려한다. 이 단계를 상호작용의 단계라고 한다. 이때 치료자의 역할은 가능하면 가족이 서로 많은 의견교환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치료자는 가족 안에 존재하는 연속 행동의 유형을 관찰한다. 마지막 단계인 목표 설정의 단계에서는 지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헤일리는 가족에게 충고하는 것은 거의 도둠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지시는 충고의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효과적인 지시를 계획하기 위해서 치료자는 우선 어떤 해결책이 시도되었으며, 그 결과는 어떤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가족이 치료자가 제시하는 과제를 실행에 옮기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치료자의 지시를 따르면 각자에게 유익하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야 한다. 에릭슨의 영향을 받은 헤일리는 이러한 치료적 개입의 방법으로 역설적 기법을 많이 사용하였다. 저항을 조장하기 위하여 변하지 말 것을 격려하는 치료기법이다. 역설적인 기법은 무엇을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이해를 하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과 교묘함으로 연마되어 잇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의사소통의 방식은 힘의 관계를 통하여 규정될 수 있다. 힘의 관계는 대칭적 관계와 보완적 관계로 나눌 수 있다. 대칭적 관계라는 것은 서로 힘이 비슷한 관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관계는 서로가 힘 겨루기를 하게 되면 상승작용이 일어나 갈등이 첨예화되기도 한다. 이와는 달리 보완적 관계는 힘의 관계에서 한 사람은 우위의 입장을 취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의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경우이다. 이 경우 힘의 차이는 극대화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칭적 관계와 보완적 관계는 고정된 관계가 아니며 동일한 사람들 간에서도 상황에 따라 바뀌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병리적인 의사소통에서는 자신들의 의사소통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 일치를 보지 못하거나 유연성을 상실한 채 경직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의사소통 가족 치료자는 가족에게 메시지를 명료화하도록 요구하고 나서, 다음 단계로 문제정의에 대한 변화를 시도한다. 즉, 문제의 책임이 가족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도록 가족을 돕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가족은 문제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한다. 문제의 새로운 인식에 대한 접근방법을 재명명화와 증상 처방이라는 역설적인 기법을 많이 사용하였다. 재명명화는 가족을 위하여 문제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즉, IP에게 초점을 두지 않고 가족이 다른 측면에서 상호작용의 역동성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 남편이 아내가 쉬지 않고 잔소리를 한다고 불평한다면, 치료자는 '잔소리는 아내가 남편을 집에 일찍 들어오게 하기 위한 노력처럼 보이며 남편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표현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해 주는 것이다. 또한 아내는 남편이 자신에게서 자꾸 멀어져 간다고 불평하면 남편을 부조화를 피하고 계속 친한 관계를 원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이러한 재명명화 또는 재정의는 의사소통 이론의 중추적인 기법이다. 증상 처방이란 가족이 그 가족 내에서 문제시 해온 행동을 과장하여 계속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IP가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것 때문에 가족에게서 문제가 되는 경우, 치료자는 IP에게는 그와 같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후 IP에게 몇 시에 자더라도 10시 이전에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지시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헤일리도 잭슨과 유사한 기법을 사용하였으나, 그는 이와 같은 개입방법을 가족의 역동성보다는 개인의 성격과 행동에 영향을 준 사람이 효과적으로 변화하도록 사용하였다. 그는 가족 상호작용의 변화를 위해서는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면담 초기에는 가족의 의사소통이 애매하거나 혼란이 되어 있을 때는 명확하게 표현하도록 요구한다. 예를 들면, 표현을 할 때 일인칭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자신이 문장의 주인이 되도록 독려하였다. 이는 또한 가족관계를 지배하는 암묵적 규칙을 겉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면담 중에 가족이 직접 의사소통을 하도록 요구하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의사소통 가족 치료자는 표면화되지 않은 채 가족관계를 좌우하는 규칙을 명확한 규칙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였다. 그들은 가족들에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역기능적 규칙을 따라가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명백히 인식시키려고 노력하였다. 의사소통 가족 치료자는 정신분열증 환자가족의 의사소통유형을 관찰함으로써 그들의 이론을 정립해 나갔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베이슨 등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신분열증은 가족 전체의 장애라고 전제하였다. 증상은 한 사람에게서만 나타나지만. 그 증상은 전체 가족체계 안에서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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